올해도 엄마와 모종을 심었다. 귀촌하면서 처음 밭을 가꾸기 시작한 엄마는 어느덧 손끝에 흙 때가 꼈다. 앞으로 평생 농사를 짓겠냐는 내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은 “일흔까지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봄은 일 년에 한 번 오는데 앞으로 겨우 스무 번은 더 심겠니. 그렇게 계산하..
우리의 생활 속에서 빛이라는 존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한 시도 빛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빛과 그늘, 그림자의 관계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 또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자연을 표현하고자 할 때에는 빛의 흐름을 다시 보게 되고 ..
지난 주말 칠선계곡 산행길에 들렀던 마천면 추성동과 두지동 풍경은 유월의 상큼한 계절답지 않게 휑하다 못해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진행하는 칠선계곡 예약탐방객 한 무리가 아침에 들어왔다가 빠져 나간 것을 빼고는 이렇다 할 등산객을 만나기 어려웠..
아프리카의 츠와나족과 응구니족의 언어에는 ‘그것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의 ‘ga e se motho’ ‘a ku si muntu’라는 말 표현이 있다고 한다. 이는 사람다움을 갖추지 않은 것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분별하는 그들의 풍습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 모양으..
우리 지역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계서원과 천연기념물(제145호) 함양상림,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 병곡면 도천 마을 솔숲과 함양읍 원교 마을 향교(도 유형문화재 제225호) 등은 선조들이 물려준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이 문화유산과 더불어 조화를..
95년도부터 시작된 지방화시대가 어언 30년이 된다. 그동안 선거나 제도 등의 변화로 한층 더 수준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우리나라 여건상 완전한 지방자치시대는 어려울 것이고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는 존립 자체가 어려운 실정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는 현실..
한글이 하나도 없는 드립백 포장지를 복잡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Duper Single Origin Kirinyaga AA TOP, Kenya Prum/Rooibos/Chocolate/winey Altitude-1800m Region-Kirinyogo Muke..
올해로 보육원에 근무한지 30년차가 되었다. 한 개인의 인류애와 희생봉사의 성격으로 시작된 보육원의 역사가 80년에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이 되었고 그 동안 나라의 사회, 경제적 상황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아직도 아이들의 보호체계에 대한 제대로 된 체계가 수립되지 않은..
우리 아이에게 역사 논술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역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과 의미를 알고 역사의 흐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이면서도 비판적인 관점을 지..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세계 227개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홍콩이지만 2020년 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정치적 이유로 홍콩을 탈출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많아진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
사람들은 왜 귀농·귀촌을 할까? 2021년 기준 전체 귀농·귀촌인 수는 51만여 명으로 전년도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30대 이하 귀촌인이 43.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년 전 농촌으로 떠나는 나를 응원하던 도시 친구들 몇몇 또한 귀촌하여 생활하고 있..
때는 바야흐로 봄이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도 어김없이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떠났다. 산은 산대로 들은 들대로 거리는 거리대로 봄사태다. 매화, 산수유, 벚꽃.... 꽃빛이 요란하다. 새순도 이에 질세라 연두의 생명을 뿜어 올린다. 이런 봄 향연을 즐기지 않을 ..
지난 주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100리 벚꽃 길을 달리는 합천벚꽃마라톤대회는 4년 만에 다시 열려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 1만2000여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역대 최다 참가자 수를 기록해선지 합천군은 한껏 고무되어 벌써 내년 대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
우리는 ‘양심과 진실’이 인간에 내재된 원천적 본성인가 아니면 ‘죄악과 거짓’이 인성의 근원적 바탕인가에 대한 철학적 의문이 무의미하게 생각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인의 삶은 복잡한 사회 관계망 속에서 다양하고 다변적인 양식으로 반응하면서 운용되고 있다. 진실을 ..
한 여성이 마약 사범으로 치료를 받게 됐다. 치료 상담 중 그녀는 “저는 부모로부터 한 번도 사랑을 받는다고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로부터 사랑받고 싶어서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라고 밝힌다. 참 놀랍고 무서운 일이다. 이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최근 언론 보도내용을 보면 아이 한명 낳으면 3천만원을 지원해주거나 또 만 7세까지 매월 60만원씩 지원해준다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지난해 대비 전국 평균 광역단체의 출산 장려금은 52%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치단체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첫째아이부터 셋..
2022년 11월30일 출시된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심기가 불편했다. 방대한 정보량을 가진 챗GPT가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취할 막대한 수익창출도 불편했지만 신출귀몰한 능력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해가 4번 바뀌었음에도 아직도 시끄럽다. 서로 남 탓하는 말들로 나라가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이성과 지성은 어디로 가버린 모양이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자. 누군가 경미하든 중하든 자신의 의지였든 아니든 관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과 지..
언어는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나 도구만이 아니라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필요조건이며 나아가 인지, 사고, 정서적 안정, 도덕적 발달 등과 관련된 전인 교육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언어가 없이는 사고가 불가능하고 사고가 없이는 언어적 표현이 어렵다. 사고와 언어의 ..
유난히도 햇살이 따스했던 지난 2월14일 마천에 사시는 정복금여사의 100세 생신 축하연이 벌어졌다. 모 조합장께서 “이리 정정하신 어머니는 40년 전 처음 뵈었을 때도 지금과 똑같은 노인이었습니다!”라며 무병장수를 축하했는데 그러고 보니 평균수명이 20년 이상 연장..